거꾸로 가는 '장애 대학생' 지원정책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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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26회 작성일 24-05-14 10:11본문
대학별 평가결과 대신 전체 평균치만 공개
학생 측, "대학 미온대처 조장, 면죄부 혜택"
[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] = 정부의 장애 대학생 지원 정책이 뒷걸음치고 있다. 교육여건 실태를 대학별 평가에서 일반조사로 바꾸면서다. 각 대학 평가결과 대신 전체 대학 평균치만 공개하는 식이다. 그러자, 교육지원 부실 대학의 면죄부란 일부 비판이 나온다.
13일 교육부에 따르면, 국립특수교육원은 지난 2008~2020년 3년마다 전국 대학교 캠퍼스를 대상으로 '장애대학생 교육복지지원 실태평가'를 해 왔다.
2008년 제정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따른 것이다. 이 법은 '교육부장관은 대학에 취학하는 장애학생의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장애학생의 교육복지 실태조사를 3년마다 실시하고,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'고 규정했다.
조사대상은 대학원을 뺀 일반대학과 원격대학이다. 일반대학은 대학, 산업대, 교육대, 전문대, 기술대 등이다. 원격대학은 방송통신대와 사이버대를 포함한다. 지난 달 말 기준 전국 일반 및 원격대학은 총 417곳이다. 전체 재학생은 202만4천957명이며, 이 중 장애학생은 9천554명(0.47%)이다.
조사는 대학 자체평가를 토대로 이뤄진다. 대학이 제출한 자체평가보고서에 대한 서면 및 현장방문 평가가 진행된다. 평가항목은 선발, 교수·학습, 시설·설비 등 3개 부문이다.
선발 영역에선 학생 선발 및 지원, 정보제공 다양화, 지원계획 및 체제를 평가한다. 또, 교수·학습 영역에선 교수·학습 지원체제 및 운영, 학습보조기기 및 보조공학기기 구비와 활용, 학습·평가 지원, 상담·진로 및 취업지원을 들여다 본다. 이밖에 시설·설비 영역도 함께 살핀다. 매개·내부·위생·안내 시설, 강의실, 도서관, 강당, 식당 등이 대상이다.
결과는 조사 당해년도 이듬해 발표한다. 평가점수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나뉜다. 최우수(90점 이상), 우수(80~89점), 보통(65~79점), 개선요망(65점 미만) 등이다. 100점 만점 기준이다.
그러다 올해부터 결과발표 기조가 달라졌다. 이름부터 '실태평가'가 아닌 '실태조사'로 바뀌었다. 대학 캠퍼스별 등급과 점수도 매기지 않기로 했다. 더 이상 개별대학 등급과 점수가 공개되지 않는다. 3개 평가영역별로 전체 대학 평균치정도만 알 수 있다.
각 대학 평가결과를 장막에 가려준 꼴이다. 교육당국의 면죄부 제공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. 실제, 2020년까지만 해도 대학별 평가는 명확했다. 당시 전체 343개 대학 423개 캠퍼스 중 27%가 낙제점이었다. 경기대(서울), 경주대, 광운대 등 114곳이 개선요망 등급을 받았다. 일부 대학은 교육당국에 자체평가서조차 내지 않았다. 고구려대, 농협대, 동신대, 웅지세무대, 중앙승가대 등 5곳이 평가에 불참했다.
하지만, 이제 이마저도 비공개에 부쳐진다. 장애 대학생 지원에 딴전을 피워도 모를 일이다. 결국 대학의 안이한 대처만 부추긴다는 지적이다. 수도권 한 대학에 다니는 지체장애인 A(23·여) 씨는 “우리 학교 각 단과대에 있는 엘리베이터 3대 중 1대는 장애학우우선엘리베이터인데 비교적 잘 운영되다 교육부 실태조사 방식이 바뀐 재작년부터 장애학생들이 타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”며 “정부 평가가 있을 땐 장애학우 우선 엘리베이터 캠페인 등 여러 자발적 노력이 파생됐는데, 이젠 그런 의지도 퇴색된 것 같다”고 짚었다.
이 대학 장애학우학생회 관계자도 “정부가 기존 장애학생 교육여건 실태평가를 단순조사로 바꿔 장애학생 교육복지 개선을 위한 안전장치를 풀어해쳐 준 꼴이어서, 앞으로 대학 자체 노력은커녕 사실상 현상유지에 대한 기대도 어렵게 됐다”고 꼬집었다.
반면, 교육당국은 대학 자율적 노력을 강조했다. 일단 각 대학의 자구노력을 믿어보자는 얘기다.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관계자는 “정부 주도의 획일적 평가 및 결과공표보다 장애학생 교육복지 실태를 명확히 파악하고 이를 고려한 장애학생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상향식 지원체계로 전환하는 취지”라며 “향후 우려되는 부작용은 장애계 및 대학 현장 의견을 적극 수렴해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”이라고 맞섰다.
출처 : 소셜포커스(SocialFocus)(http://www.socialfocus.co.kr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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